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잠 : 유재선 데뷔작, 믿고 싶은 대로 보인다

by blackcong 2023. 12. 16.
반응형

출처-네이버-잠
출처 네이버 잠

 

1. 잠 줄거리 : 무엇을 믿어야 하는 걸까?

 영화 잠은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장은 현수(이선균)가 잠결에 이상행동을 하기 시작하고 수면클리닉의 치료를 받는 내용입니다. 어느 날 밤, 수진(정유미)이 잠에서 깼는데 현수가 침대 끝에 앉아서 "누가 들어왔어" 라는 말을 하는 것을 듣습니다. 다음날 수진은 현수에게 그게 무슨 말이었냐고 물어보지만 현수는 기억하지 못하고 대본에 있던 대사를 말한 것 같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날 이후, 현수는 잠결에 볼에 피가 날 때까지 긁기도 하고, 냉장고에서 날고기와 날생선을 먹기도 하고,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려고까지 합니다. 이런 현수의 행동이 심각하다고 느낀 수진의 제안으로 현수와 수진은 수면클리닉에 방문해서 검사를 받습니다. 현수는 렘수면 행동장애를 진단받고, 잘 관리하면 완치할 수 있다는 의사의 말에 수진은 희망을 가지게 됩니다. 그러나 현수의 행동은 나아지지 않았고 급기야 키우던 강아지를 냉장고 안에 넣는 행동까지 하게 됩니다.

 2장은 수진이 현수의 이상행동의 원인을 다른 쪽에서 찾는 내용입니다. 딸을 출산하고 딸을 지켜야 한다는 압박감까지 더해져 수진은 잠도 잘 못 자고 극도로 예민해집니다. 그리고 수면클리닉의 치료를 받아도 현수의 증상이 개선되지 않자 다른 이유를 찾으려 하고, 수진은 무당을 부르게 됩니다. 무당은 수진이 끌어들인 남자 귀신이 현수에게 씌였다고 말하며, 그 남자귀신이 누군지 찾아야 한다고 합니다. 수진은 지금까지 만났던 남자친구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아보지만 모두 살아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수진은 아랫집에 살았었던 할아버지가 자신을 예뻐하고 좋아했다는 사실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리고 아랫집에 내려가서 할아버지가 어디로 이사 가셨는지 묻게 되고, 할아버지는 돌아가셨고 현재 그 집에 살고 있는 사람은 그 할아버지의 딸과 손자임을 알게 됩니다. 그렇게 수진은 현수에게 들어온 귀신이 아랫집 할아버지라고 확신하고, 점점 정신이 피폐해져 갑니다. 결국 수진은 현수에게 내 딸을 가만 내버려 두라며 협박하는 지경까지 이르게 됩니다.

 3장은 현수가 믿는 것과 수진이 믿는 것이 충돌하는 내용입니다. 현수는 수면클리닉에서 치료를 받아왔고 완치판정을 받게 됩니다. 수진은 그동안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고, 퇴원 날이 되어 현수는 수진을 데리러 갑니다. 그런데 병원에서는 수진이 하루 전날 퇴원을 했다고 하고, 집에 와보니 빼곡하게 부적을 붙인 집 안에 수진이 있습니다. 수진은 본인이 준비한 PPT를 보여주며 현수에게 아랫집 할아버지 귀신이 씌였다는 주장을 펼칩니다. 그리고 오늘 밤 12시가 되기 전에 할아버지 귀신을 완전히 쫓아내야 한다고 말합니다. 수진을 이해하기 힘든 현수가 물을 마시려고 냉장고를 열자 아랫집 강아지가 들어있었고, 그 모습을 보고 놀란 현수는 화장실에 가서 토를 합니다. 그리고 화장실 욕조에는 아랫집 할아버지의 딸이 묶여 있었습니다. 현수가 충격을 받아 아무 말도 못하고 있자 수진은 그 딸을 위협하며, 얼른 나가라고 협박합니다. 그러자 현수가 넋이 나간 채로 나간다고 하며 창가로 걸어가고, 그대로 바닥에 쓰러집니다. 그리고 다가온 수진에게 아랫집 할아버지가 이제 나갔다고 얘기하고, 수진은 현수에게 안긴 채 안심한 표정을 짓습니다.

 

2. 잠 총평 : 익숙함이 낯으로 변할 때의 공포

[ 블랙콩 점수 : 3.5콩 ] 

 일단 수진의 공포에 너무 공감돼서 무서웠습니다. 원래 학교, 엘리베이터, 집, 화장실같이 익숙한 공간이 현실감이 있어서 더 무섭게 느껴지는 것도 있고, 내가 무장해제될 정도로 친밀한 사람이 내가 모르는 낯선 모습을 보일 때의 공포는 상상만 해도 너무 무섭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설정과 배우들의 연기가 더해져 정말 몰입하면서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좋았던 부분은 무엇을 믿어야 할지 모르게 계속 혼란을 준 것입니다. 수진의 말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다가도 너무 딱딱 들어맞아서 소름 끼치기도 했습니다. 결말이 어떻게 보면 열린 결말처럼 느껴지는데 저는 현수가 수진을 위해 연기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현수 직업이 배우로 설정된 것도 그렇고, 현수가 영화 중간중간 아랫집 할아버지의 성대모사를 하는 부분, 그리고 마지막에 아랫집 할아버지가 이제 나갔다고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그렇게 느꼈습니다. 하여튼 중간중간 놀라게 하거나 잔인한 장면이 있긴 하지만, 잠결에 하는 이상행동을 수면장애와 빙의라는 두 개의 축으로 결말까지 팽팽하게 끌고 갔다는 점에서 재밌었습니다.

 

3. 잠 감독 : 유재선

 이번 영화 잠의 감독은 우리나라의 영화감독인 유재선 감독입니다. 데뷔작은 2023년 9월 6일에 개봉한 잠이며, 이 영화로 제76회 칸 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되었습니다. 유재선 감독의 전작으로는 2014년에 만든 영상편지, 2018년에 만든 부탁이라는 단편영화가 있습니다.

 

4. 그 외 정보

- 유재선 감독은 대학교 졸업 후 봉준호 감독의 옥자 연출팀에 참여했습니다. 2019년 여름에 잠 시나리오를 봉준호 감독에게 보여주었는데 캐스팅고*로 돌려도 되겠다는 말을 듣고 제작에 돌입했습니다.

 (캐스팅고: 배우들에게 시나리오를 돌려 캐스팅을 시작하는 것)

- 봉준호 감독에게 '최근 10년간 본 영화 중 가장 유니크한 공포'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 국내 개봉일은 2023년 9월 6일이며, 2023년 12월 16일 현재 네이버 평점은 7.81점, 관객 수는 147만 명입니다.

- 넷플릭스에 2023년 12월 13일에 공개되었습니다.

 

 

 

반응형